대학 졸업후
회사를 다니다 늦게 떠난 영어 연수...
수속은 유학원에 맞기지 않고 형부가 학교와 직접 팩스를 주고 받아 모든 절차를 마쳤다.
(유학원에서 33만원이라고 했음. 당시 1995년 말.)
영어 한마디 자연스럽게 못하는 상태였지만
한국인이 많지 않은 곳으로 가야 빨리 영어를 잘 하게될 것 같아
캐나다의 시골인 캡룹스로 갔다.
밴쿠버에서 국내선 경비행기를 갈아타고 약간의 두려움과 설레임을 안고 도착한 캠룹스 공항.
홈스테이 주인 아줌마와 아저씨가 꽃다발을 들고 반가이 맞아주었다.
그때가 12/28 연말 쯤이었는데 눈이 많이 내려 있었고 계속 눈이 오고 있었다.
집으로 가는 내내 동화속에 나오는 알프스 소녀가 된 느낌..ㅋㅋㅋ.
연말이라 모든 집들이 형형색색의 전구들로 집 전체를 크리스마스 트리 처럼 장식해서
눈속의 집들이 어찌나 이쁘던지....
집에 도착후 내가 쓸 방을 안내해 주었는데 아줌마가 직접 꾸민 방이 너무 이뻐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아줌마, 아저씨 모두 나를 마음 편하게 생활하게 해주려고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아침에 일어날때마다 춥지는 않은지 체크하셨다.
밴쿠버는 한인 마트가 꽤 있었지만 밴쿠버에서 3시간 거리인 캠룹스에는 한인마트도 없었고
한국음식 구할려면 3시간을 차를 타고 밴쿠버에 다녀와야만 했는데...
하루는 아줌마가 어디서 구해왔는지 한국 라면을 잔뜩 구해 오셔서 한국 음식 먹고 싶을때
먹으라고...눈물났다.
그것뿐아니고 연말 파티 같은 곳에도 항상 데리고 다니셨고
주말에 다운타운에 갈때도 항상 데리고 다녔다.
볼일이 있어 잠깐 한국에 나와야 할일이 있었는데
그때 아줌마가 직접 밴쿠버까지 차를 태워 주신적도 있다.
생일날에는 평소에 안쓰던 테이블보와 각종 접시들을 꺼내고
예쁜 장식을 집안 곳곳에 해놓으시고 한국 친구들 초대하라고 초대장까지
예쁘게 만들어 주셨다...물론 생일 선물 (시계)도 주셨다.
다른집에서 하숙하는 친구들은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직접 만들어 오곤 했지만
쉐론은 항상 아침에 파스타나 간단한 음식들을 만들었고
과일과 간단한 디저트까지 정성스럽게 도시락을 챙겨주셨다.
영하 30도 까지 내려가는 추운 날이면 모자를 쓰고 가라고
매일 문앞에 모자를 같이 두셨는데 나의 고집으로 절대 모자는 쓰지 않았다.
한번은 같은 학교 친구가 홈스테이 집 주인과의 마찰로 학교 기숙사로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사정을 들으시곤 친구의 이사를 모두 도와주셨었다...
물론 내가 남들보다 특별히 이뻐서도 아니고 쉐론은 워낙에 천성이 천사같은 아줌마였다.
아프리카의 어린이들한테 후원도 하고 계셨고 나 말고 다른 대만 학생한테도 물론 잘해주셨다.
쉐론이 진짜 친엄마 처럼 돌봐준 얘기를 다하자면 끝이 없어서 이정도로 생략하고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은 쉐론은 생계를 위해 홈스테이를 하는 분이 아니셨다..
그당시 50세 정도여서 자식들 다 출가하고 두분이 외롭지 않게 뭔가 뜻깊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었다.
나는 운좋게 학교에서 컨텍해준 홈스테이를 그렇게 좋은 분들을 만났지만
어린 자녀들을 유학 보내시는 분들은 꼭 같이 한번 가서
직접 홈스테이 가정을 방문한후에 결정을 해야 할것같다.
그렇게 어린 학생들을 부모없이 유학 보내는 용기와 경제 사정이라면 그정도는 어렵지 않을듯....
예상치 않게 처음 갔을때 한국학생이 100명 정도가 있었고
점점 늘어나는 추세였고 어차피 한국 학생이 많다면 큰 도시에서 다녀보고 싶은 마음에
1년후 밴쿠버로 이사를 했다.
아침에 대도시로 간다는 들뜬 마음에 빨리 이삿짐 챙기고 떠나려는 순간...
문뒤에서 눈물을 감추고 계신 아줌마를 보는 순간...
너무 마음이 아파 밴쿠버로 가는 3시간 내내 울었다...ㅋㅋㅋ.
밴쿠버에 와서 알게 된 어린 학생들 중에는 사실 문제아들이 너무 많이 눈에 띄었다.
동거하는 학생들, 수업은 거의 빼먹고 남.여 어울려 놀러만 다니는데만 혈안이 되있는 학생들.
한국의 부모님들은 자식들 다 잘 있을거라 생각하고 학비 보내주고 계셨겠지만
진짜 공부에 취미있는 학생 아니면
외국으로 유학은 돈 낭비, 시간 낭비에 자식 망치는 길 일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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