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1995년 3월에 캐나다로 이민을 가게 되었습니다.
두 아들의 교육 때문이기도 하였지만,
그 당시 본인이 하던 일에 많이 지쳐있었고
조금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살고자 하는 마음이 갈등이 되어 이민을 가게 되었습니다.
이민 수속을 시작한 지 8개월 만에 영주권이 나왔고
온 가족이 캐나다 밴쿠버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중학교를 졸업했거나 중2에 재학 중이었는데,
그곳에서 처음에는 힘들어했지만, 잘 적응하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작은 아들은 캐나다 생활이 싫다면서 영주권을 갖은 채로
서울에 있는 s 대학교 영어 영문학과로 진학을 하였고
대학 1학년을 마치고 군입대를 하였다가
전역 후에 복학을 하여 2006년 2월에 졸업을 하였습니다.
큰 아들만이 캐나다에 남아 토론토에서 대학을 진학하여 졸업까지 했지만,
큰 아들이 내게 상의도 없이 저지른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친구와 같이 카나다 시민권(국적)을 취득하고 한국 국적을 포기해 버린 일이었습니다.
나는 나중에 알게 된 일이었지만, 일은 벌어졌고
나는 큰아들에게 화를 많이 냈던 기억이 납니다,
"왜 내게 상의도 없이 네 맘대로 시민권을 땄느냐?"며 다그치자
"졸업후에 여기서 직장을 잡고 여기서 살려고요" 한다.
'다른 것은 다 된다만 국적을 포기하는 일만은 절대 안 된다'고 누누이 이야기하였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었고,
캐나다에서 살겠다는 큰아들을 어렵게 설득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큰아들 생각에는 단순히
군대를 안 가겠다는 생각에서 카나다 시민권을 획득은 했겠지만,
그 이후에 일어날 일에 대하여는 까마득히 모른 체 저지른 일이었던 것입니다.
캐나다 사회에서도 군대를 안 갔다 온 사람은
취업 시, 입사 때 불이익을 받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똑같은 조건이라면 단체 생활과 명령체계를 받아보고 하달해 본
군생활이나 단체생활을 해 본 사람을 뽑게 되어있고 그들에게도 애국심은 많아서
군에 다녀온 사람을 우선해서 뽑게 되어있는데,
우리 아이들은 그것을 간과한 것이었습니다.
어렵게 설득하는 과정에서 큰아들과 많이 부딪치고 말싸움이 이어졌지만,
결국은 비장의 카드를 쓰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너는 캐나다 시민권을 땄으니 카나디언이고, 나는 한국사람이니 너와 나는 남남이다.
너는 캐나다에서 살고 나는 한국에서 살고,
이제 우리는 부모 자식 간의 인연은 끊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나는 너에게 대학 교육까지 시켰으니 너는 캐나다에서 잘 살아라.
하지만, 우리의 얼마 안 되는 재산이지만,
그것은 한국 사람인 네 동생한테 전부 줄 것이고 너한테는 아무것도 줄 수 없다.
너는 카나디언이기 때문이다." 라고 윽박지르니 큰아들의 눈이 동그레지면서.....
"아빠 말씀대로 한국으로 가서 살께요" 합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큰 아들을 설득하고
2005년 10월에 카나다 살림살이를 모두 정리하고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귀국을 하고 나서도 부모인 나와
큰아들의 머릿속에 밖힌 서양사상과 동양 사상과의 싸움은 계속되었습니다.
"자기는 카나디언이니까 군대를 안간다" 는 것이었고
"앞으로 한국에서 살려면 군대는 갔다와야 한다"는 내 주장이었고.........
한동안 아들과 나는 옥신각신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번은 일본출장을 갔다오는데 인천공항으로 마중을 나온 큰아들과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이야기를 했지만,
막무가내로 '군대는 안 간다'는 것이였고,
결국은 며칠동안 아들과 큰 싸움이 되어 버린 적이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큰아들이 무릎을 끓고 잘못했다고 싹싹빌어서 화해가 되었지만......
이민,
말이 좋아 이민이지 약간의 현실 도피가 깃든것이 이민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게는 그당시 힘이 많이 들었지만, 직원도 5-60명이나 되는 제조 공장이 있었고,
너무 힘이들어 조금 편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과 아이들의 교육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우리 부부의 욕심때문에 이민을 갔던것이고
영어를 배우게 하려했던 부모의 욕심이 아들에게 정체성의 문제뿐만 아니라
군입대 문제에 있어서도 혼란을 시킨 꼴이 되었던 것입니다.
카나다에서 몇년에 걸쳐서 현지 조사를 하고 주유소, 모텔 등 내가 할 만한 것을
많이도 찾아 헤메었지만,
정작 영어를 잘 못하는 나에게 맞는 직업은 나타나지를 않았습니다.
너무 생소한 것들 뿐이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현실적인 벽 이외에 가족간의 의견 차이도 무시못한 문제가 되어있었습니다.
다른 이민 가정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민 온지 15년이 되었네', '이민온지 25년이 되었네'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표면적으로는 여기가 좋네, 한국은 안돼! 등등 카나다가 좋다고 이야기들을 하지만,
함께 골프를 치고나서 술 한잔먹고 허심탄회하게 속깊은 이야기를 하다보면
아이들과의 의사 소통과 생각의 차이로 부모 자식간에 대화도 안되고
많은 이민 가정들이 복잡한 가정사 문제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아이들은 카나다 교육을 받아서 겉은 동양인 한국사람이지만,
생각하는 마인드는 영락없는 카나디언이라
한국사람의 생각하고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 자식간에도 많은 갈등을 느낀다고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만 6년만에 영주권을 포기하였고
아이들은 대학을 진학하고 졸업할 때까지 11년 10개월만에
카나다 이민생활을 정리하고 온가족이 귀국을 하게된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이 귀국하고 나서도
큰아들과 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만.....
큰아들의 국적회복을 신청한지 8개월만에
내무부 장관 명의의 국적 회복을 허가한다는 누런 등기편지를 한통받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국적이 회복되어 주민등록증이 나왔고, 호적도 원상 회복되었습니다.
카나다 대사관에 시민권 포기서를 영문으로 번역한 후에
제출한지 4개월만에 카나다 국적이 포기되었습니다.
이제는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우리나라 국적 포기는 쉬워도
우리나라 국적을 다시 회복하기는 너무 힘들고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게되었습니다.
큰아들은 군대에 가려고 신체검사까지 받았고....현역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통역병으로 가려고 공부중에 있습니다.
10월중에는 군 입대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아들가진 부보들은
아이들의 군입대라는 문제때문에 많이 시달리는것 같습니다.
아들과의 전쟁이라고 하여도
군입대는 당장 코 앞의 일이고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지만,....... 이런 문제만큼은 부모가 져서는 안됩니다.
결혼을 하기 전까지는 품안의 자식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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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 :
큰아들은 입영 영장이 나온 후에 컴퓨터 학원에 6개월 수강을 신청하였고
군입대를 연기하고 컴퓨터 학원을 다니면서 자격증도 따고
캬츄샤 시험을 보아서 9:1의 경쟁으로 합격하였습니다.
2008년 1월 14일 논산훈련소로 입소하여 4주간의 훈련을 끝마치고
도봉동 캬츄샤 훈련소 3주를 마친 후에
제비뽑기를 하여
현재 xx근무지에 배치가 되어 근무를 잘하고 있습니다.
이제 상병으로 진급도 하여 2009년 12월이면 제대를 합니다................
이제는 아들도 홀가분한 마음으로 군생활을 잘하고 있고,
부모인 우리들도
많은 나이에 군입대를 한 큰아들에게 많은 이야기와 격려를 해주고 있는 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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