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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묻는 나그네>의 세상이야기

[스크랩] -나는 죽어서 무엇이될까?-

peter홍 2006. 1. 22. 10:29

 

 

-나는 죽어서 무엇이될까?-

 

 

초저녁 부터 온마을을 떠들썩하게 하던 대도돔 소리가 이제는 흙다리를 건너 망자의 막내아들이 살고있는 개울건너

영태네 집앞을 지나 절터골로 향하고 있나보다.  으흠~으흠/ 아랫방에서 들려오는 할아버지 헛기침소리는

동요 하지말고 글이나 읽으라는 신호이지만, 아까부터 양짖말 상갓집에서 들려오는 어수선한 먼소리 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책상앞에 앉아있던 나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빠른 손짖으로 방문을 열고 마당을 가로질러 대문을 나섯다.

 

대낮같이 훤하게 솜방망이 횃불의 무리가 앞장을서고 뒤를이어 빈 상여를멘 상여꾼들이 요랑잡이가 상여앞에 올라서서

구성지게 뽑아내는 상여소리는 구경꾼들의  심금을 울리는 북망산천(北邙山川)으로 떠나야할 넋을 위로하는 念의 넋두리한다.

상여가 나가기 전날밤 행해지는 전야제인 대도돔은 망자의 인척의집을 두루돌며 먼길을 떠나는 망자의말을  만가(輓歌)로

요랑잡이의 입을빌어 하고  슬픔에 잠긴 상주를 위로하고 현세에서 이루지 못한 행복을 저승에서 이루라는 위로의 놀이였다.

 

늙어 늙어 일년 주야 다시 젊기 어려워라 /하날이 높다 해도 초경에 이슬 오고/ 북경이 멀다 해도 사시행차가 왕래하네/

'옛 늙은이 말 들으면 북망산천이 멀다든디/ 오날 보니 앞동산이 북망이요 대문밖이 북망일세/ 가시길레 못 가겄네 차마 설워

못 가겄네/어이를 갈꺼나 심산험로 날짐승도 쉬어 넘고/ 구름도 쉬어 넘는 심산험로를 어이를 갈꼬/동네방네 하직하고

살던 집도 다 버리고/ 일가친척 다 버리고 처자식들 이별허고 세왕산 가시자고/다리 천근에 쉬어 넘자 /

오색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진 상여[喪輿] 나 행상(行喪) 이라고도 하는 그 저승으로가는 가마위에는  커다란 연꽃이나

봉황새로 장식되어져 있고  몸채 좌우에 밀채가 있어 그 양쪽에 채막대를 가로로 대고 앞채막대 좌우로 2줄씩 끈을 달아

뒤채막대에 붙잡아맨 다음, 중간에 일정한 간격을 두어 멜빵을 좌우로 끼고 사람들이 그 사이에 들어가 어깨로 메도록 되어 있다.

상여라는 말은 19세기 중엽 간행된 한국의 대표적 예서인 이재(李縡)의 〈사례편람〉에 처음 나온다.

 

사람이 죽으면 영혼은 몸을 빠져나가 허공으로 떠돌고 초혼은 몸을 벗어난 넋을 불러들이는 것인데, 넋을 부름으로써

죽은 사람을 되살리고자 하는 바람으로 행하는 것이고  때때로 이미 오래전에 몸을 떠난 넋을 불러들인다는 것이다.

사람의 몸에 깃들어 목숨을 지탱해주고 있다는 얼·혼(魂)·혼령(魂靈)·혼백(魂魄)·영혼(靈魂) 등과 같은 뜻으로 쓰이고

넋은 사람이 죽은 뒤에도 없어지지 않으며, 살아 있을 때에도 육신에 구속되지 않고 드나들기도 하는 등 초월성을 가진다. 

 

송나라 학자 주신중(朱新仲)의 인생 오계론(五計論) 곧 생계(生計), 신계(身計), 가계(家計), 노계(老計), 사계(死計)의 영향을 받아
‘오멸(五滅)’이라는 노후 철학이 그것이다. 그 하나가 삶에 미련을 잡아두는 재물을 극소화해야 죽음이 편안해진다는 멸재(滅財)요,
그 둘이 멸원(滅怨)으로 살아 오는 동안 남에게 산 크고 작은 원한을 애써 풀어버릴수록 죽음이 편안해지며
그 셋이 멸채(滅債)로 남에게 진 물질적·정신적 부채를 청산하는 일이다.

중종 때 선비 김정국은 언젠가 화가 나 발길질했던 강아지에게까지 뼈다귀를 물려 멸채를 하고 있다.
그 넷이 멸정(滅情)으로 정든 사람 정든 물건으로부터 정을 뗄수록 죽음이 편해지며,
그 다섯이 죽으면 끝장이 아니라 죽어서도 산다는 멸망(滅亡)이다. 죽어서도 산 사람과 더불어 사는 제례(祭禮)가 발달한
옛 한국인만큼 안락한 마음으로 죽을 수 있는 노인은 세상에 없다고 말한 것은 독일 노인운동의 대모 운루 할머니다.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맞이 해야할 죽음 이지만 머나먼 남의 이야기로만 생각할뿐 나자신의 이야기로 생각하긴 싫은것이

죽음이고 사계(死界)의 철학은 마음의 안정을 이루어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옛조상들의 철학이다.

어느날 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은 친구가 심각한 어조로 이야기를 했다.

"내가 죽으면 무었이될까?..."/검사에서 나온 결과에 심각한 것이 나왔는데 몇일더 기다려야 정확한 결과가 나온단다.

 

죽음이 가까워 져서야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주변을 정리하고 삶을 마감 해야하는 슬픔 속에서도

내가 떠나고 없을때 남겨진 이들이 나를 그리워하고 생각해주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똑같은가보다.

남겨진것들에 대한 정을 떼어내야 한다.죽어서 만약에 환생을 한다면 무엇이 되고플까? 

사랑과 영혼의 영화처럼 사랑하는 연인의 곁에 머물고 싶은걸까? 아니면 새처럼 허공을 훨훨날아 어디론가 가고플까?... 

 

 

 

 

출처 : 글사랑 차향기
글쓴이 : 갈바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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