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약속
/ 노원호
바람은
겨우내 먼길을 떠나지 못했다
나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마른 풀잎에도 가 보고
꽁꽁 언 강에도 가 보고
그러면서 가장 아름다움을 생각하며
겨울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이른 봄
나뭇가지마다 싹을 틔우고
새 한마리 불러 앉혀
노래도 하게 하고
엄마처럼
아픔도 함께 하기로 한 약속
바람은
그것을 위해
오늘도
봄을 기다리는
나무 위로 서성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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