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고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은 1972년도
그때 그 시절은 아마도 학생들 절반 정도는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닐 형편이 못되어
매일 점심을 굶고 다닌 기억이 있었다.
필자 또한 그 범주였었다.
무진장 배가 고프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학교 앞에는 작은 찐빵집이 있었는데
일명 '걸레빵'이라고 하여 큰 찐빵을 그 가게 주인아저씨 부부가 만들고 쪄서 파는 집이었다.
그 당시 500원이면 한 개를 살 수 있었는데
그 맛 또한 좋고 맛있어서 하교하는 학생들에게는 인기 만점이었다.
하지만,
내게는 그만한 돈도 없었으니 그 가게 앞을 매일 지나가면서 구수한 냄새만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학교생활은 정신없이 지나갔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그리고 두 번 다시는 학교 앞에 갈 일이 없었다.
그러다가 1995년 2월 무렵에 학교에
캐나다 이민에 대한 서류인 '생활기록부'와 '성적증명서'를 떼러
갈 일이 생겨서 지나가면서 봤더니
그 걸레빵집은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 버렸다.
" 그렇지, 오랜 세월이 지났으니.... 없어졌겠지 "
그 이후로 필자의 아이들을 공부시키려고 캐나다로 떠났고
두 번 다시는 학교 앞을 지나칠 일이 없어졌고 지금까지 거의 그런 식이었다.
체념을 하고 지내다 보니
필자도 옛 기억만을 재생하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어느 날, 문득 날은 어두워지고 흐리고
비가 내리는 날이면 그 걸레빵이 생각이 난다.
구수한 냄새와 팥이 잔뜩 든 어른 손바닥만 한 큰 찐빵.
요즘은 그런 찐빵을 만드는 곳이 없는 것 같다.
이제는 자주 생각이 난다.
걸레빵에 대한 추억이.....
그 대형찐빵을 언제나 다시 먹어볼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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