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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묻는 나그네>의 세상이야기

만추

peter홍 2015. 11. 22. 02:08

가을은

이미 떠나 가버렸습니다.

아니,

발밑에

한웅큼의 낙엽으로 가버렸습니다.

긴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비를 맞고 가버렸습니다.


가을은

길고 긴 그림자들만 남긴채 떠나고

남은 기억들은

추억만을 생각합니다.


37782

 

그 추억속에 남은 기억하나는 빨간 단풍잎이었습니다.


떨어진 추억이었습니다.


단풍잎도 때가 되면 낙엽이 되어 떨어진다는 진리를 남기고 가버렸습니다.


한때는 좋았지만,


정말 예쁘고 고왔습니다.


너무 곱고 아름다워서 탄성을 질렀습니다.


그런 시절을 보내기 위해서는 꽃도 피워야 했던 시절


푸른 초원같은 시절도 있었던가요?


푸른 바다를 생각할 여유도 있었습니다.


차 한잔 마실 시간도 있었지만


마음만은 푸르렀습니다.


마음만은 초록색이었습니다.



모래알 같이 많은 시간속에서


이제는 가을속으로 떠나기도 했습니다.


그리워 했습니다.


정적속을 헤메기도 했습니다.


평안한 마음으로 가을을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돌아가야 할 시간 속으로


그때는 그랬습니다.


깊은 가을이 다시 온다면


꽃도 피겠지요.


떨어진 낙엽속으로 세월은 흐릅니다.


비를 맞는다 해도


깊은 가을, 만추를 생각합니다.


응얼이진 가을속으로


당신이 내게 뭐라하여도

이 깊은 가을속으로 떠나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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