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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묻는 나그네>의 세상이야기

내 인생에서 스승님은 단 한분 1

peter홍 2011. 1. 24. 16:17

사람으로 태어나서 진실한 마음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요?

요즈음은 나이도 한살 한살 더 먹어가니 참 많은 고민을 해 봅니다.

그 진실이란 또 무엇이고 어디까지인가도 진실이고....

그 마음은 또 무엇인가? 하는.........

 

며칠전 아침 식사전에 가정 도우미 아주머님께서 쪽지를 한장 주십니다.

쪽지를 보니 예전 중학교 1학년 입학 당시의 담임 선생님이셨던

<조덕연> 선생님으로 부터 우리집으로 전날 낮에 전화가 왔었던 모양입니다.

그 동안에도 몇번 전화를 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났었지만,

집전화 번호가 생각이 안나 전화를 못드렸는데

실로 몇 년만에 저희 집으로 전화를 하시어 선생님 핸드폰 연락처를 남기신 쪽지였습니다.

이른 아침시간이었지만, 바로  전화를 드리니 

예의 그 카랑카랑한 목소리 하며 73세 노인의 정정하신 느낌이 전해 옵니다.

한참 안부 인사를 드리고 시간되실때 제 사무실로 한번 놀러 오시라고 하였더니

요즈음은 바쁘다시며 담에 불러주면 오시겠답니다.

선생님께서는 제가 댁으로 모시러 간다고 해도 한사코 지하철을 타고 오십니다.

그 시간에 일을 열심히 하라고 하십니다.

 

제가 중학교에 입학한것이 1969년입니다.

국민학교때 너무 엄한 담임 선생님을 만나 교과서를 통채로 외우느라

맨날 <빳다>만 맞고 학교를 다녔는데 중학교로 올라가니 신기 하기도 했지만,

중학교 입학금을 못내어 한참을 애먹다가 간신히 마련한 돈으로

입학금을 치루고 들어간 중학교였기에 내 눈은 더 빤짝빤짝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입학 첫날 반 배정을 받고 들어간 교실에는 60여명의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은 교실 뒷자리에 서 계시고.......

담임 선생이란 분이 키가 작달막하고 약간 퉁퉁한 젊은,

이제 막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2년째 담임을 맡게 된 28살의 아주 젊은 선생님이었습니다.  

자기 소개를 끝낸 담임 선생님이란 분이

녹색 칠판에 우측에서 좌로  한문으로  한가득 글씨를 쓰시더니

60여명의 학생들을 향하여

" 읽어 볼 사람? " 하십니다.

좌우를 둘러 보아도 손드는 학생이 한명도 없자

" 어쭈, 요놈들 봐라. 아무도 없단 말이지. 실망이다.

  그럼 조금이라도 읽어 볼 사람? " 라고 하십니다.

그때 제가 자신없이 오른손을 조금 드니 그때서야

" 그래, 너 이름이 뭐야? "

" 홍 xx입니다."

" 읽어봐......"

녹색 칠판에 달필로 가득쓰인 한자를  더듬 더듬 읽어 내려가니......

한심하다는 듯이

" 그래 됐다. 너는 다는 모르지만, 절반은 알고 있구나.

  홍 xx이는 한문을 어데서 배웠노? " 하십니다.

" 네, 방학때 한약방에서 감초 쓸어주면서 배웠습니다.... " 하니

교실전체가 캬르르 웃었습니다. 부모님들도 같이 웃었습니다.

" 그런데 다른 놈들은 뭐냐? 웃어? 웃음이 나와?

  이런거 하나 모르고 어떻게 중학교에 왔단 말이냐?

  이제 늬들 고생문이 훤히 열렸다. 나랑 1년동안 씨름하면

  1년후에는 한문 박사가 될 수 있다. 이제 고생하는 일만 남았다...." 하십니다.

그때 우리는 속으로 우린 이젠 죽었구나 했던 생각이 납니다.

입학식날의 일도 있었고 나는 우리 젊은 담임선생님이 좋아졌습니다.

그런 그 담임 선생님은 인정도 많고

어린시절 고아로 어렵게 자라고 고생을 많이 하셔서

그때의 내 어려운 사정을 많이 이해해 주시는 선생님이 되셨습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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