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큰아들이 군에 입대를 하였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8시 무렵에 논산 <육군 훈련소>로 출발하였습니다.
35년 전의 우리들이 군입대를 할 적에는
용산역에서 모여서 열차를 타고 논산으로 이동하였는데,
지금은 각자가 논산 육군 훈련소로 입대를 합니다.
역시나 젊은이들에게는 군입대라는 것이 끌려가는 기분인지
큰아들은 아침도 안 먹고, 표정도 굳어있고,
논산으로 가는 동안 말도 한마디 안 하고..... 아주 굳은 표정으로 잠만 잤습니다.
오전 10시경에 도착하여 입소 대대앞에 있는
주차장이 넓은 식당에 차를 주차하고 2층으로 올라가서 한자리 차지하고는
불고기 낙지전골을 시켜서 우리 식구 4명이 식사를 하였습니다....
우리들이 식당에 자리를 잡을 때에는
입대를 하기 위하여 온 2팀만이 앉아서 식사를 했는데.....
식사를 하는 동안 입대하려고 오는 많은 가족들로 식당은 자리가 없이 꽉 찼습니다.
우리는 식당 주인 눈치가 보여서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가족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차에 와서 앉아서 1시간여를 기다렸는데,
큰아들은 입소하려고 오는 많은 사람들을 보니
조금은 안심이 되고 마음이 풀어지는 모양입니다.
시간이 다 되어가자 우리는 입소대대 연병장 쪽으로 들어갔습니다....
새로 지은 연무회관에서는
입소 장정들과 가족들의 마음을 위안하려는 위안 노래자랑이 있었습니다.
1시 30분경에 연병장에 모여서 입소식을 거행하였는데,
큰아들은 잘 먹여주고 잠만 잘 재워 준다면
빡씬 훈련은 잘 견디겠다는 위로의 말을 하고는
엄마를 한번 껴안고 나와는 악수 한번하고는
손을 흔들어 보이면서 연병장으로 뛰어갔습니다.
입영식을 하면서 비디오도 보여줍니다.
식사는 뷔페식인 거 같았고, 시설도 상당히 좋은 화장실과 내무반 모습이 보입니다.
입영식을 하는 연대장은 여성 대령이었습니다.
입영식이 끝나고 가족 앞으로 군악대를 앞세우고 입영한 장정들이
연병장을 한 바퀴 돌 때에도 큰 아들은 손을 들어 많이 흔들었습니다.
큰아들이
" 재미있을 거 같고, 외국에 여행을 간다는 심정으로 견디어 내겠습니다....." 하던 말이
귓가에 쟁쟁합니다.
대한민국에 태어난 남자들라면 다 가는 군대라지만,
이 녀석의 군 입대는 좀 유별난 점이 있었고,
군입대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있었습니다.
캐나다에 교육이민을 간 상태에서 우리 부부는 6년 만에 되돌아왔고,
아이들은 그곳에서 공부를 하면서 큰아들이 내게 허락도 없이 시민권을 땄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캐나다 시민권이 문제였습니다.
큰아들은 캐나다에 이민을 간지
11년 6개월 만에 대학을 졸업하고 그곳에 남아 취직하고 결혼하겠다고 하였지만,
나의 " 귀국하여서 우리나라에서 자리잡고 결혼하여라 " 는 말에
귀국하여서 군에 입대하기로 한 것입니다.
캐나다 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다시 회복하고 군에 입대를 한 것입니다.
외국 시민권자가 한국군에 입대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난관이 있습니다.
군에 입대하기 위하여 한국 국적을 회복하는 데에도 많은 걸림돌이 있었습니다.
말처럼 그냥 쉽게 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정부(내무부)에서 1년여간의 심사를 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왜? 국적을 포기했다가 다시 회복하려는 것이냐? 는 것이지요
1년여를 기다려 국적회복을 허가한다는 내무부 장관의 허가가 있어야만
구청이나 동사무소에 주민등록을 하고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습니다....
이렇게 하여 국적 회복이 된 연후에 다시 서류를 발급받아 영문으로 번역하여
해당 국가 대사관(캐나다)에 제출하여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3년여를 기다리고
심사를 받아야만 그 나라 국적이 포기가 됩니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지요.
이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고서야 군대에 입대할 수 있습니다.
큰아들로서는 힘든 고난의 연속이었지요.
차라리 캐나다 시민권을 안 따고 영주권을 가지고 있었으면
쉽게 군대에 입대를 할 수 있고, 국적회복도 할 필요가 없었는데 말입니다.
큰아들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가기 싫은 군대인데,
이렇게 힘든 시간을 기다리고 복잡하니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이라서,
우리나라 국내에서 적응하고 한국사람으로서 이 나라에서 살아가려면
군대는 필수로 갔다 와야 하고
먼 훗날의 후손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30살의 나이로 군대에 입대를 하였지만,
요즈음은 학교 공부가 많이 늦어져서
군입대가 늦어지는 친구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비록 늦은 나이에 입대를 하였지만,
대한민국에 태어난 남아로서
남자답게 건강하고 씩씩하게 군 복무를 잘하고 제대하였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마음속으로 큰아들의 건강과 무사히 잘 견디어 제대하는 그날을 기다려 봅니다.
" 나이 어려서 가는 애들은 군대가 무섭겠구나...." 하는 큰아들의 의미심장한 말.
그 또한 자기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말이라는 것도 짐작이 갑니다.
아들아~ 부디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만 다녀와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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