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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묻는 나그네>의 세상이야기

晩秋 그리고...... 立冬

peter홍 2024. 11. 7. 23:16

오늘도 코피가 또 터졌다.

며칠 전에도 코피가 터졌는데 그때는 정말 많이도 쏟았다.

어려서는 코피를 많이 쏟았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코피를 별로 안 쏟은 것 같은데

내가 왜 이러지?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갖가지 사건들이랑

아내의 편도선 암 발병 소식까지....

나는 無能 그 자체였었다.

 

 

 

이번 연도에는 사건도 많았지만,

내게는 정말 피곤한 한 해였던 것 같다.

"왜 그리 바쁘게 살았나?" 하는?" 가증스러운 反問까지 해가면서

의문을 되 돌리려고 해도 답은 안 나왔다.

바쁘게 산 것이 죄는 아닌데....”하는 자기 위안이랄까

뭐 그런 자기 위로 같은 답변과 생각들뿐

 

 

 

이번 해가 내게는 삶의 한 고비 같은 그런 고개인 것도 같다.

 

어린 시절에 들었던 3년 고개에서 한번 넘어지면

3년의 생이 줄어든다는 말을 철썩같이 믿었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반대로 생각했던 것 같이

3년 고개에서 한번 넘어지면 3년을 더 오래 산다는 信念으로 살아 왔는데

 

 

 

올 해에는 유난히 병원을 많이 다녀왔던 것 같다.

왼쪽 엄지발에 발생한 통풍 때문인데,

평생을 병원 한번 안 가 보던 사람이 환자들만 가득한 병원을 수시로 드나들게 되었던 건

통풍도 그렇고 무릎도 아프고 전립선도 그렇고....

이제 내게도 늙은 老人이라는 대명사가 찾아온 걸까?

이제는 점점 시력도 약해져서 돋보기 없으면

작은 글씨 자체가 안 보이는 것은 벌써 오래전이고

이제는 잘못하면 넘어지기도 할 것 같다.

 

 

 

내심은 “아직은 젊다”라고 외친 들

누가 내 말이나 진심을 알아줄까?

 

가끔은 거울을 들여다보면

정말 왠 낯선 사람이 거기에 들어와 있다.

어디서 많이 본 사람 같기는 한데.... 내가.... 벌써 이렇게 늙었나?

왜 이리 볼 품이 없이 늙은 거야.... 등등.... 부정하고만 싶은 것이다.

 

 

 

마침, 강원도 어디에

젊어지는 샘물이 쏟는다고 하자.

너도 나도 죽기살기로 달려갈 것이다.

지금의 나도 달려가고 싶으니까

 

 

 

오늘은 겨울의 문턱인 立冬이다.

우리의 삶도 이제는 가을을 지나 입동같은 느낌인 것인가.

추운 겨울은 너무나 싫다.

웬지 싫다.

 

허 참,

人生은 왜 이리 허무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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