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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Z8에 대하여

peter홍 2006. 1. 17. 22:32

 


서해 바람을 가르며 드림카를 타다! - BMW Z8

매끈한 보디 라인은 그 자체로도 예술적이다.
보는 사람을 감탄하게 만드는 인테리어 디자인.
BMW 507의 컨셉트를 이으며 등장해 전세계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던 BMW Z8. 국내에서는 지난 5월 수입차 모터쇼를 통해 데뷔했고 판매에 들어갔다. 자동차 마니아들의 새로운 드림카로 떠오르고 있는 Z8을 만도기계 테스트 트랙에서 시승해 보았다. 레트로풍의 멋진 디자인과 400마력의 엔진 성능을 맛보기에는 너무도 짧은 시간이었다.

글/ 이수진 차장 사진/ 김태천 차장


서해대교가 아스라히 보이는 만도기계 테스트 트랙. 낮은 베이스음 같은 엔진 배기음이 울려 퍼진다. 잔뜩 흐린 회색의 바람을 가르며 달려오는 차는 BMW Z8. 레트로풍의 스타일, 최고출력 400마력의 성능, 2억 4,000만원이라는 값에 이르기까지 BMW Z8을 이야기 하자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자동차 마니아들이라면 누구나 마음 속에 품고 있는 드림카들이 있다. 페라리가 될 수도 있고 포르쉐가 될 수도 있다. 마니아들의 드림카 리스트에 지난해 가을 이후 또 한 대의 모델이 추가되었다. BMW Z8이다.

드림카의 조건이라고 하면 독특한 스타일링, 뛰어난 성능, 그리고 희소성을 들 수 있다. 이 세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차는 지구상에 많지 않다. BMW Z8은 드림카 대열에 속하는 차 중 하나다. 우선 남다른 스타일링. 레트로풍의 디자인은 화려한 007 영화에서도 그 빛을 발하였다. 그리고 성능면에 있어서 이미 BMW M5에 얹혀져 인정받았던 400마력 엔진을 얹었고 0→100km/h 가속이 4.7초에 불과하다.

희소성 부분에 있어서도 BMW Z8는 2004년까지 7,000대 한정생산, 판매된다. 국내 EF 쏘나타가 한해 판매되는 대수가 10만대 정도이니 그 희소성에 대해서는 다시 언급하지 않아도 될 듯. BMW Z8을 이야기할 때 507을 빼놓을 수 없다. 1962(?)년에 등장했던 507의 컨셉트와 스타일링을 현재 BMW Z8이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베이스가 된 507 역시 250여대 한정생산된 모델로 지금도 25만불을 호가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테스트 트랙에 세워져 있는 BMW Z8의 느낌은 또 달랐다. 이제까지 모터쇼의 화려한 조명 아래 서 있던 그림의 차가 현실세계로 들어 온 것 같다. 윈드 스크린과 키드니 그릴 등 507의 모습에서 많은 부분 응용이 되었다.

롱 노즈 숏 보디는 전형적인 스포츠카의 모습이다.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개성이 강한 헤드 램프 디자인, 전통적인 키드니 그릴은 BMW 이미지 리더답다. 헤드 램프는 BMW만의 제논 라이트를 사용했고 에어댐에 달린 두 개의 램프는 안개등이 아니라 하이빔용 램프다. 안개등의 뒤 편 왼쪽 램프로 사용하고 있다. 턴 시그널 램프는 광섬유를 이용했고 에어벤트에 달린 램프는 네온으로 만들어져 있다. 네온 램프는 차세대 7시리즈에도 적용된다고 한다. 보디는 100% 알루미늄 보디로 제작되었다.

BMW Z8은 독일 딩골핀 공장에서 특수 라인으로 생산된다. BMW 최고 기술자들로만 따로 팀을 구성해 전 모델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 하다 못해 보디 용접도 로봇이 아닌 사람이 직접 용접한다고 한다. 완벽한 차만들기를 위해 딩골핀 공장의 특수라인에서는 아침마다 작업자들의 상태를 살핀다고. 그 전 과음이나 몸이 피로한 것 같은 작업자가 있으면 며칠 휴가를 내주어 최상의 컨디션에서 차를 만들게 해준다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엔진룸을 열었다. 엔진은 M5의 V8 4.9리터 엔진이 얹혀져 있다. 실린더 블록 볼트까지 크롬 도금이 되어 있다. 400마력을 내는 엔진은 최대토크가 51kgm/3,800rpm으로 공회전시 최대토크가 현존 M3의 최대토크보다 더 크다고 한다.

운전석에 앉았다. 타코미터와 속도계 등의 계기판류가 인스트루먼트 패널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것도 507과 같은 방식이다. 대신 운전석쪽을 향하고 있어 시인성에는 별 문제가 없다. 시트는 전동으로 움직이지만 스티어링 휠은 틸트 기능은 되지 않고 텔레스코픽 기능만 갖추었다. 안락함보다는 스피드를 추구하는 전통적인 스포츠카에서는 텔레스코픽 기능도 찾아보기 힘들다.

스티어링 휠 양옆에는 방향 지시등과 와이퍼 레버, 크루즈 컨트롤 스위치가 달려 있다. 스위치류의 곡선 자체도 매우 유려하다. 크루즈 컨트롤은 30km/h 이상에서부터 작동된다. Z8은 따로 옵션을 선택할 수 없고 컬러만 선택한다. 오디오 커버를 열면 타이어 워닝 스위치와 DSC 버튼이 있다. 평상시에는 DSC가 작동하는 상태이고 DSC 버튼을 끄면 계기판에 DSC 경고등이 들어온다. 꺼진 상태로 일반 도로나 보통 사람들은 파워를 컨트롤 하기 힘들다.

암 레스트 겸 센터 콘솔에는 핸드폰 충전 기기가 달려 있다. 2인승 시트 뒷편에는 CD 체인저와 내비게이션 본체가 달려 있다. CD 체인저 옆에는 작은 손전등이 비상용으로 마련되어 있다. Z8 소프트 톱은 전동식으로 8초 만에 닫히고 다시 12초 만에 열린다.

트렁크에는 붉은 카페트가 깔려 고급스러운 분위기다. 로드스터치고는 꽤 넉넉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데 용량은 203리터다. 트렁크 바닥의 뚜껑을 열면 배터리와 공구함만 보이고 스페어 타이어가 보이지 않는다. 공간 확보를 위해 스페어 타이어를 없애고 런플랫 타이어를 끼웠다. 런플랫 타이어는 타이어 펑크시에도 80km/h의 속도로 200km를 달릴 수 있다.

시승차는 프로토 타입 모델인데다가 일반 도로로 나올 수 없었고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시승을 마쳐야 했다. 시동을 거는 방법도 특이하다. 이그니션 스위치에 키를 꽂고 클러치를 밟은 다음 스타트 버튼을 눌러야 한다. 낮게 깔리는 엔진 소리는 가슴 한편에 숨어 있던 스피드에 대한 갈망을 부추긴다. 엑셀러레이터에 발을 올려 놓기가 무섭게 rpm 게이지가 빠르게 올라간다. 순간적으로 반응이 온다. 스포츠 모드로 돌리면 액셀 응답성이 더욱 기민해진다.

3단 이상을 놓을 수가 없다. 1km가 좀 안되는 테스트 트랙이 그렇게 짧게 느껴질 수가 없다. 과격하게 핸들을 꺾어도 정확하게 반응해준다. M5에서 느껴던 엔진 파워의 위력이 로드스터에서는 색다른 재미로 다가온다. 바람을 가르며 마치 이대로 하늘 위로 떠오를 것 같다.
브레이크 반응은 좀 묵직한 편. 일반 세단이 말랑말랑하게 세팅된 편이라고 하면 Z8은 하드한 편에 속한다.

BMW Z8은 운전 자체가 쉽거나 다루기 쉬운 차는 아니였다. 예민하고 까탈스럽지만 그것 자체가 더 큰 매력일 수도 있다. 엑셀러레이터의 감촉, 딱 맞는 기어 변속, 스티어링 휠에서 오는 감각, 그리고 무엇보다도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쾌감 이런 느낌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뚜렷이 가슴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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