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이 함께 여행을 한 것은
이번 여름에 홍천에 있는 한증막 찜질방에 가서 하루를 자고
낙산해수욕장에 가서 한 나절을 파라솔도 빌리고 생선회도 먹고 한 것이 전부였다.
그 같은 일이 11년 만에 이루어진 사실이다.
얘들이 공부하느라 캐나다에 유학을 가고 나서 이제 큰애가 26세가 되어
대학 졸업장을 받아 들고 고국에 돌아왔기 때문이다.
우리로서는 참 오랜 세월이었고, 그동안 가족 모두가 고생이었고, 마음의 상처였다.
공부가 무엇이고 영어가 무엇이기에..... 우리 가족들이 헤어져 살았던가?
긴 기러기 아빠 생활로 망가져가는 아버지들을 볼 때....
잘 견뎌내지 못하는 다른 아버지들에게 참으로 안쓰러운 연민의 정도 들기도 한다.
그래서 이번에 우리 가족들의 마음을 위로하고자
몇 줄을 별러서 서해안에 있는 예쁜 펜션을 예약을 하고 다녀오기로 한 것이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가기 싫어하는 모습이었지만,
어제 일요일 1시쯤에 출발한 고속도로는 한가하기만 하고.....
만리포 해수욕장에 들러 가족 모두 처음 먹어보는 조개 구이를 먹었다.
펜션에 도착하니 두 팀밖에 없어서 한동 전체를 우리 가족이 사용하게 되었다.
서해안 바닷가 해안 절벽에 자연 그대로 지은 그곳은
분위기 만점의...... 어쩌면 우아하기까지 한 곳이었다.
바닷가에 내려가 조개도 줍고, 산책도 하고, 서쪽으로 지는 낙조도 바라보고.......
큰애는..... 캐나다보다 우리나라가 더 아름답고 좋다며 좋아했고,
여자친구 사귀면 이곳에 한 번쯤 왔으면 좋겠다며 아주 좋아했다..........
"그래.... 너희들만이라도 좋은 시절에, 좋은 분위기에서 공부하고 멋진 한평생의 삶이 되려무나"
마음속으로 아이들의 장래를 빌어주며....
좋아하는 가족들에게
커피도 끓여주고 과일도 깎아주며 내 할 일을 조금이나마 한다는 것은
못한 것 같은 마음에 대한 서비스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루를 느긋하게 쉬고 싶었으나,
작은 아이의 학교 때문에 아침 일찍 출발하게 되어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번 여행은 우리 가족에게는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겨준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