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24년이나 살던 필자의 집이 재개발로 인하여
9월 중순에는 이사를 가야 할 처지에 놓여 있었습니다.
천천히 이삿짐을 정리하던 차에
많은 사진들과 사진첩 사이에서 누런 편지 한통에 발견되었습니다.
참으로 오래된 편지였습니다.
그 옛날 군생활에서 3년간의 만기 제대를 하고
약 3년반 정도가 지났을 때 인 1980년 6월경에 필자에게 온
옛 전우였던 황 하사 한테서 온 편지였습니다.
정황상 필자가 먼저 안부 편지를 보냈던 것 같은데
이에 대한 답장을 펜촉에 잉크를 찍어서 써서 보낸 것 같습니다.
지금은 생각해 보니 기억에서 황하사의 얼굴도 가물 가물하지만,
많은 전우들과 함께 했었던 기억이 새롭기만 하였습니다.
지금은 황하사도 제대를 하였을 것이고
필자와 같은 야인이 벌써 되었을 터인데,
지금은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자녀와 손주들도 있을 것이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1977년 1월에 만기 제대를 하여 이대앞에서 운영하던
<아카디아>의상실 옷가게로 온 편지 겉봉입니다.
황하사는 장기 복무를 지원하여 80년 당시에
중사로 진급하여 연대 본부중대 인사계로 근무하면서
민간인 집에 방을 얻어 생활하던 주소를 적어 보냈던 것입니다.
지금은 모두 어디에 계십니까?
윤승한, 김종호, 윤병근, 안병의, 박종욱 하사님
보고 싶고 그립습니다.
이 편지를 읽다보니 다시금 젊음이 팔팔하던
옛 시절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 납니다.
세월은 지나고 지나,
무려 43년만에 다시 발견된 "과거로부터 온 편지"는
필자의 가슴을 다시 뜨겁게 해 주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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