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덥기만 하던
한 여름의 중간쯤
우리들은
동해안 구석진 풍경들을 헤맸었다.
늦여름은
소리도 없이 가 버리더니
비 맞은 꽃 한 송이가
애처롭게 나를 울리네
태백에서 열리던
해바라기 축제도 갔었지만
9월에 피는
구절초의 향과 꽃이 너무 예뻐
어느덧 감이 열리고
익어가는 계절이 왔네, 그려
여름의 바다와는
가을의 바다가
깊이가 더 있다던가
고성의 바닷가에도
우리는 갔었다.
그리고는
깊어지는 가을이 왔다.
노랗고 붉게 물든
단풍의 계절이 왔다.
불타는 계절이 온 것이다.
한계령의 골짜기에도
깊은 가을이 왔고,
불타는 가을
불타는 그 열정
어느 날,
가을비가 내렸다.
그리고,
그 단풍이 길에 떨어졌다.
가을이 끝난 것이다.
'<길을묻는 나그네>의 세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옥산주판 - 추억의 주판 (0) | 2021.01.25 |
---|---|
사라져가는 장인들 / 인장 장인 (0) | 2020.11.30 |
부모가 아들에게 쓰는 당부의 편지 (0) | 2020.11.21 |
家乘을 정리하면서 (0) | 2020.11.07 |
가을은 무슨 색인가요 (0) | 2020.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