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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묻는 나그네>의 클래식카 세상

<펌> 재규어 디자인의 아버지 -- 윌리엄 라이언스

peter홍 2005. 12. 5. 11:11

세계의 카 디자이너--윌리엄 라이언스경(Sir William Lyons) 1901~1985년

 재규어의 창시자 윌리엄 라이언스 경은 유명한 카디자이너이기도 하다.

윌리엄 라이언스.
 그는 재규어 SS와 XK120, XJ6 등의 스타일링을 맡았으며 C, D, E-타입은 디자이너 말콤 세이어에게 기획 초기부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 차들은 모두 현재까지 최고의 클래식카 리스트에 올라 있는 세계적 명차들이다. 윌리엄이 사망한 이후 제작된 XJ-S 쿠페 역시 세이어가 그의 영향을 받아 디자인했다. 특히 1986년 데뷔한 XJ6는 극찬과 비난을 동시에 받았으나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모델이기도 하다. 윌리엄이 가장 좋아했던 차는 XJ시리즈인 것으로 알려졌다. 

 윌리엄 라이언스는 1901년 9월 영국 블랙풀에서 태어났다. 윌리엄은 아일랜드 음악가 출신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예술적인 분위기 속에 성장했다. 그는 모터사이클에도 흠뻑 빠져들었다. 1921년 20세가 됐을 때 그는 스톡포트에서 블랙풀까지 달린 윌리엄 웜즐러의 모터사이클을 구매할 정도였다. 또 이를 계기로 윌리엄은 웜즐러와 함께 사이드카 사업을 시작했다. 1922년 자신의 생일을 맞아 윌리엄은 회사를 만든 후 여러 종류의 매혹적인 사이드카를 개발했다. 판매는 순항했고, 1926년엔 자동차제조업체의 보디와 섀시 등을 제작하며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윌리엄은 1922년 단순하고 기본적 모델인 오스틴 7의 보디 제작에 참여한 이후 1927년엔 이 차의 섀시와 2인승 보디 디자인까지 하게 됐다. 회사 이름도 ‘더 스왈로우 사이드카&카우치 빌딩 컴퍼니(The Swallow Sidecar & Coach Building Company)’로 지었다. 이 회사에서 만든 차의 보디는 잘 팔렸고, 여러 종류의 차를 거쳐 1928년 그는 마침내 세단 제작에까지 뛰어들었다. 사업은 성공가도를 달렸다. 

 1931년까지 윌리엄은 여러 회사의 보디를 만들었으나 섀시와 엔진, 주행성능이 따라주지 않자 이에 실망했고 자신이 직접 차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는 스탠더드모터컴퍼니와 함께 6기통 엔진과 섀시를 제작하는 데 합의했다. 이 차가 바로 윌리엄이 처음 디자인한 ‘SS’로 1931년 런던모터쇼에서 데뷔했다. 이 차는 쿠페와 2도어 세단으로 긴 보닛, 낮은 루프라인, 와이어 휠, 고급스런 편의장치 등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1938년형 SS100 쿠페 프로토타입.
 그는 1935년 정통 스포츠카인 SS90을 디자인했으며 이 차보다 더 빠른 SS100으로 유명해졌다. SS100은 SS1을 기본으로 6기통 2,664cc OHV 트윈 카뷰레터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104마력, 최고시속 160km의 성능을 보였다. 1939년까지 198대가 생산됐으며 각종 그랑프리와 랠리에서도 좋은 기록을 냈다. 

 윌리엄이 회사 이름을 재규어로 바꾼 건 세계 2차대전이 끝난 1945년이다. 이듬해엔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스포츠카 XK120의 작업에 들어갔다. 이 차는 BMW 328에서 영감을 얻은 모델로 6기통 3,442cc DOHC 엔진을 장착했다. 1948년 얼스코트모터쇼에 XK120 로드스터를 소개하자 많은 사람들은 다시 한 번 윌리엄의 디자인에 놀랐다. 유선형의 다이내믹한 스타일링과 함께 6기통 3,442cc 160 마력의 엔진을 채용해 최고시속 201km의 성능을 자랑했기 때문.

 이후 재규어 스포츠카의 라인업을 일컫는 ‘XK’시리즈는 120을 시작으로, 140과 150으로 이어졌다. 이 차는 각종 모터스포츠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C-타입, D-타입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1955년 윌리엄은 세단 MK시리즈의 첫 모델인 MK1을 발표했다. 이 차는 2.4ℓ 엔진을 얹어 최고시속 193km의 성능을 보였다. 1959년 발표된 MK2는 4개의 헤드 램프를 가진 재규어 디자인의 효시가 됐다. 이 차의 디자인은 ‘라이언스 라인’으로 불렸으며, 이후 출시된 재규어 모델들의 독특한 디자인 전통을 이어갔다. 

XK120 로드스터.
 1960년 재규어는 다임러를 인수하고 E-타입을 발표했다. 그러나 회사의 경영상태가 점점 나빠지기 시작해 윌리엄은 1966년 재규어를 BMC에 합병시켰다. 회사 이름은 브리티시모터홀딩스(BMH)가 됐지만 2년 후 다시 리랜드로 넘어가 브리티시 리랜드로 또 한 번 이름이 바뀐다. 이 때 처음 선보인 모델이 30여년간 생산된 XJ6 세단이다. 고급 세단으로 데뷔한 XJ시리즈는 큰 인기를 모았다. 1972년엔 V12 5.3ℓ의 엔진을 얹은 XJ12까지 나왔다. 이 차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4인승으로 기록됐다. 

 1972년 윌리엄은 스왈로우 사이드카로 시작한 지 50년만에 은퇴했고, 1985년 노환으로 사망했다. 비록 재규어는 여러 명의 경영자를 거치며 결국 1988년 포드에 합병됐으나 그가 디자인한 수많은 차들은 아직도 마니아들에게 자동차에 대한 꿈과 열정을 던져주고 있다. 

 

XJ6 1세대 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