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이 몇 년 동안 사용하던
자동차를 갑자기 사 들인다고 해서 내 차가 될까?
아무리 중고차지만,
자기 손이 가고 매만져 주는 부분이 많을수록
차는 새록 새록 더 정이 많이 드는 것이 아닐까 한다.
내가 중고차를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저렴한 자동차 가격에 있고,
또 하나는 내 스타일대로 매만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전주에서 끌고 올라온 칼리스타는 흰색 차였는데
자동차라기보다는 쌍 머플러 튜닝에
양쪽 문짝에는 2002년 월드컵을 알리는 그 당시 광고 포스터로
도배가 돼 있는 상태라
완전히 무당 차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차였다.
머플러 소리는 탱크가 굴러가는 소리를 내고. 머플러 촉매도 없고......
신길동 공업사에 차를 입고 시키고는
곧바로 해체 작업을 실시하고 도색부터 하기 시작했다.
핸들을 매만지고 에어컨도 점검을 하고.....
머플러도 원형으로 다시 촉매를 달아 복원하고
거의 한 달여를 수리를 하고 빨간색으로 도색을 해서 다시 조립을 하고,
완벽한 원형으로 탈바꿈해야 했는데
소프트탑이 국내에는 한대분도 없어서 아주 애를 먹었다.
헌데,
안양에 있는 한 딜러 분이 칼리스타 부품을 많이 갖고 있다고 해서
찾아가서 만났더니
소프트탑 한대분을 60만 원을 달라고 해서
비싼 것 같지만,
국내에 없으니 맞추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에서
비싼 가격에 사다가 장착을 새로 했다.
수리비 모두가 차값의 절반 이상이 들어간 셈이다.
차량은 거의 새 차가 되었지만,
차량 복원비용과 수리비는 너무 많이 들어간 셈이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생산된 단종된 칼리스타를 복원한다'는 마음에서
그리고 편한 마음으로 영원히 소장하고 싶은 생각에서......
아깝다는 생각을 접기로 하였다.
내가 나이 들어 백발이 성성하면
유럽의 어느 할아버지들 마냥
칼리스타를 타고
전국 일주 여행을 다니고 싶은 마음이 있다.
아니, 꿈같은 이야기지만 세계 여행도 하고 싶다.
칼리스타는 사실 젊은이보다는 연세가 드신
머리가 백발인 할아버지들이 타야 더 잘 어울리는 차다.
그래서 영원히 간직하여
내가 그 할아버지들 같이 되고 싶다고 다짐하며 수리에 임했다.
많은 돈이 차량수리와 복원에 투자되었지만,
자동차 색상도 빨강이 되고,
전혀 새로운 자동차가 되었으니
보는 이들 마다 새 차 같다는 소리들을 많이 한다.
차가 너무 깨끗하다는 칭찬의 소리로 되돌아오니
한결 기분이 상쾌하기는 하다.
갑자기 똑같은 차가 두대를 소유하게 되니
맨 처음에 용인에서 사 온 빨간 차 한대는
팔아야 될 거 같아서 인터넷에 올렸더니
여러곳에서 전화가 오고
사무실로 직접찾아 온
불광동에 사는 젊은 부부가
몇 번을 와서 보구 매만지더니 은행 대출을 받아서 사가더라.
그 부부도 차를 너무 좋아해서 없는 돈을
은행에서 대출받고 그동안 다른 사람에게 팔리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더니
차를 사 가지고 가서는 잘 타고 다니고 있다.
가끔 동호회 모임에도 나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