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에서 차주에게 차를 인도받은 후에
레커에 실어 내 사무실로 오는 도중에 고속도로에서.....
내게 보내는 시선들이란,
아니 빨간 칼리스타에 보내는 눈길은 아마도 잊을 수가 없다.
심지어는 고속버스도 속도를 늦춰가며 흘끔거렸으니.....
한 6개월여를 차에 미쳐서 수리하고, 매만지고 닦고.....
거의 미친듯이
예쁜 차에 빠져들던 어느 날.
쌍용자동차 담당자가 내게 전화가 한통오더니....
오는 일요일에 전주 좀 같이 가잖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전주에 하얀 칼리스타가 하나 있는데....
차 상태도 볼 겸 구경삼아 같이 가잖다.
그다음 날 아침에
우리는 강남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전주 가는 고속버스를 탔다.
차에 대한 이야기를 두런두런 하는 사이 우리는 전주에 도착했고,
차주에게 전화를 하니 자기네 사는 동네로 택시 타고 오란다.
동네 한 모퉁이에 도착을 하니
조금 기다려서 하얀 칼리스타를 타고 나온 차주를 만날 수 있었다.
차 상태를 보니 순정에서는 많이 비켜나간 상태로
문짝에는 2002년 월드컵 홍보 스티커가 크게 붙여있고
머플러를 튜닝해서 소리가 진동하여 동네가 떠나갈 지경이었다.
마치 무당차 같다는 생각이었다.
차주와 길에 서서 많은 이야기를 해보니
이 흰색 칼리스타는 전주시에서 행사가 있을 때
행사 선도차 역할을 했던......
그래서 긴 안테나도 두 개씩이나 달린 그런 차였다.
전주에는 한 대밖에 없다는... 말과 함께.
칼리스타를 파시려고 하시는 분들에게서의 공통점이 하나씩 발견되었다.
첫째 차가 예쁘다 보니
많은 여성분들이 타보기를 원하니 태워 줬다가 부인에게 혼쭐난다는 사실.
또 하나는 생각보다 비 실용적이고
남의 눈에 잘 띄는 자동차라 차주들이 부담스러워한다는 점이다.
차상태는 아주 좋았고, 엔진도 3.0이고 오토메틱이었다.
그리고 94년 11월의 마지막 생산차라는 것이었다.
또 하나는 바디가 알루미늄이 아니라 FRP라는 3.0에서는 최초이자 마지막인 차라는 점이다.
쌍용에서 본격적인 국산차로 많은 연구와 노력을 하다가
국내 기술로 개발한 FRP로 차체를 만들어
첫 출고를 하고는
쌍용의 부도로 인하여 생산 중단을 맞게 된
아주 특이한 역사적인 차였다.
우리는 차가 맘에 들어서 가지고 간
200만 원으로 계약을 하고는 바로 서울로 올라왔다.
다음날 잔금을 준비하고 나 혼자 전주로 내려가 차를 인수한 후에
혼자 운전을 하고 올라오는 일은 고역 중의 고역이었다.
에어컨이 고장 나 작동이 안 되였기 때문이다.
뜨거운 여름의 열기를 고속도로에서 고스란히 머금은 채
나는 그 차를 끌고 서울까지 올라왔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