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는 길목입니다.
멀리서 아주 멀리서
새끼 강아지 걸음처럼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나
바다 끝에서 연분홍 혀를 적시고
떨리듯 다가오는 미동
괜스레 가슴이 미어집니다.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내 마음 안달이 났습니다.
차마 전하지 못했던 사랑
가을보다 먼저 전하고 싶어서
내 마음 안달이 났습니다.
물살 같이 빠른 세월이라
사랑도 그렇게 흘러 갈까봐
미루고 미루어 전하지 못한 마음
어린 짐승 날숨같이 떨며
소리없이 그대를 부릅니다.
가을이 온 뒤에도 지금처럼
높은 산과 긴 강을 사이에 두고
멀리서 바라 봐야만 한다면
꽃망울 속 노란 꽃가루 같이
가득한 그리움을 어떻게 할까요.
갓핀 꽃잎같이 곱고
성당의 종소리 같이 맑으며
보름달 같이 밝은 그대는
작은 새의 깃털같이 부드럽고
함박눈 같이 고요한 나라입니다.
아아, 가을이...
바다 끝에서 생겨난 가을이
새끼 고양이 눈망울 같이
내 마음을 바라봅니다.
어린 짐승 발소리처럼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을이 나뭇잎에 안기기 전에
나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나의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가을보다 먼저 전하고 싶습니다
-좋은글 중에서-
출처 : 팬더 칼리스타
글쓴이 : 피터 홍 원글보기
메모 :
'<길을묻는 나그네>의 세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의 고향 鍾山의 가을 (0) | 2008.10.29 |
---|---|
<펌> 나...늙으면 당신과 살아보고 싶어 (0) | 2008.10.28 |
"바람처럼"님과 함께 떠난 정선선의 가을여행 (0) | 2008.10.27 |
어느 가을날에 마시고 싶은 가을의 향기 (0) | 2008.10.22 |
우울한 가을을 위하여 (0) | 2008.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