每年이면 初 가을이 그렇지만,
나는 안개에 젖은 모습이 좋다.
안갯속은 항상 迷路 같으니까.......
하얀색이 아닌 연 보랏색의 野生花.
그것이 바로 <山 구절초>다.
우리나라에는 몇 종류의 구절초가 있지만,
야산과 들에 지천으로 많이 피어나는
소위 말하는 들국화가
이 山 구절초이다.
잎은 작고 꽃대는 길고 꽃은 연보라색을 띤다.
짐 정원 가장자리에 심어 놓으면
매년 이맘때 쯤에 아름답고 청초한 꽃이 피어난다.
산내면에는 숙박시설이 없어
그 야밤에 숙박을 위해 임실쪽으로 나가다 보니
길가에 조그만 농장에서 펜션도 겸는 집이 나타난다....
전화를 하니 방이 하나 남았다나.....?
그때의 시간이 저녁 7시 10분 정도였는데,
그래서 들어가서 주인장(펜션 전화 : 011-259-3666)에게
" 주변에 식당도 없고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밥도 줄 수 있느냐 " 고 물으니
" 주변에 식당은 없고 자기 집에 밥도 없으니 라면은 드릴 수 있다 " 한다.
주인장이 라면 두개와 김치를 주었는데....
그 집에 여장을 풀고 라면을 끊여 먹으니
김치가 너무 맛있고 시원한것이 천하 일미였다.
이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김치가 있다니......
아내가 경탄해 마지 않아 다음에 김치를 좀 부탁하려고 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구절초 축제장으로 길을 나서니 안개가 자욱하고.....
인생은 미로라더니
다니는 차량도 없고
아침 일찍 들로 나가는 농부들도 없고,
한적한 시골길......
길섶 옆에 있는 옥정호를 바라보니
안개가 짙어 볼 수가 없네.
그래도 나는 안개낀 이 모습이 좋아.
아, 행복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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