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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철원의 노동당사와 슬픈 詩

peter홍 2014. 8. 9. 01:41

 

 

지뢰꽃

                  / 철원시인    정춘근

 

궐하리를 지나

대마리 가는 길

철조망 지뢰밭에서는

가을꽃이 피고 있다.

 

지천으로 흔한

지뢰를 지긋이 밟고

제 이념에 맞는 얼굴로 피고지는

이름없는 꽃

 

꺽으면 발 밑에

뇌관이 일시에 터져

화약 냄새를 풍길 것 같은 꽃들

 

저 꽃들의 씨앗들

어떤 지뢰 위에서

뿌리 내리고

가시철망에 찟긴 가슴으로

꽃을 피워야 하는 걸까

 

흘깃 스쳐 가는

병사들 몸에서도

꽃 냄새가 난다.

 

 

 

출처 : 팬더 칼리스타 와 슈퍼세븐 Super 7
글쓴이 : 피터 홍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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